나의 이야기

11월 국망봉 산행기

김용화 2010. 11. 27. 10:19

11월 국망봉 산행기


11월 산행은 국망봉(1,168m)이다.
한국출판인회의 산악회 한북정맥 종주 세 번째 산행이다. 지난 1월 복주산, 4월 광덕산, 그리고 이달 국망봉이다. 1,100년 전 후고구려(태봉)를 세운 궁예가 왕건의 칼날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이 산에서 잃어버린 나라(철원)를 망연히 바라보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산이다.
경기도 포천에 있으며 산세가 웅장하여 “경기의 지리산”으로 불리며 365일 많은 산악인들이 찾는 산이다. 경기도에서 세 번째 높은 산으로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 탁 트인 조망은 천하일품이다.


■ 합정역 8번 출구

이제 겨울 산행이 시작되므로 여름용 배낭을 정리했다. 방풍 및 방한복을 챙겨 무거운 짐은 배낭 위쪽에 몸 가까이에 넣고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리지 않도록 배낭을 꾸렸다.
이어 행동식과 스틱, 수통 그리고 일찍 어두워지므로 ‘헤드 랜턴’을 챙겨 넣었다.
배낭을 메고 집결장소 합정역 8번 출구로 가니 전세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반가운 얼굴들이 등산 배낭을 메고 하나둘 모여들어 오전 8시 차는 정시 출발했다.
서울을 벗어나니 가을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낟알을 쪼는 새들이 ‘끼룩끼룩’ 거리고 하늘은 맑고 파랗다. 등산하기 정말 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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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 매표소 도착

가는 길, 차들이 밀려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11시에 도착했다. 오늘 산행코스는 이동 매표소 - 국망봉 자연휴양림 - 전망암 - 국망봉 - 견치봉(개이빨산) - 민드기봉(민둥산) - 도성고개 - 와수리다.
하지만 도착 시간이 늦어 국망봉까지 오른 후 다시 산행코스를 선택하기로 했다.
겨울 산행은 일찍 해가 넘어감으로 하산을 빨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표소를 지나 장암저수지 아래 넓은 공터에 빙 둘러 산행 전 몸 풀기 운동을 했다.
문현숙(이산 실장)의 구령에 따라 손어깨돌리기, 머리앞뒤구부리기 등 20여 가지 스트레칭을 하고 나니 몸이 날아갈 듯 가볍고 유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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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망봉 계곡

자연 휴양림을 지나자 등산객들이 없어 무척 호젓하고 여유롭다. 길 옆 산골짜기 계곡물은 응얼응얼 거리며 쉬지 않고 흐르고 기암괴석 바위 아래 물웅덩이엔 떨어진 나뭇잎들이 빙빙 물위를 떠돌고 있다. 계곡물은 맑고 산속 공기는 청량하여 뼛속까지 스며들어 심신이 상쾌하다. 하나도 오염되지 않은 계곡이다. 행복지수가 오르며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고개를 들고 앞을 보니 캐나다 로키 산맥 트레킹을 다녀온 송영석 (해냄) 명예 회장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걷고 있다. 그의 캐나다 원정기는 월간 마운틴(http://www.emountain.co.kr) 11월호 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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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 좋은 전망암

계곡이 끝나면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누군가가 국망봉은 육산이라고 했는데 이 코스는 된비알에 돌멩이 길이다. 아마 국망봉을 오르는 지름길이기 때문인 것 같다. 산행 후 첫 휴식은 출발 후 30분이 좋다. 이 후는 1시간마다 10여분씩 쉬는 것이 좋다. 등산에도 워밍업이 필요하다. 쇠죽 끓이듯 가쁜 숨을 몰아쉬며 느린 걸음으로 된 비탈을 오르니 전망암(950m)이 나타났다. 정상만큼은 못하지만 산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시간 동안 낑낑대며 올라온 계곡이 발아래 펼쳐져 있다. 그 끝으로 이동면 마을도 보인다. 모든 마음을 내려놓고 계곡을 향하여 두 팔을 벌리며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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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능선 !!

와우! 한북정맥 능선길이다.
순간, 계곡 된비알 고통은 사라지고 호사가 시작된다. 세상 전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통쾌하다!! 한북정맥은 백두대간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산이다. 수피령에서 시작하여 복주산 - 광덕산 - 백운산 - 국망봉 - 강씨봉 - 청계산 - 운학산 - 불곡산 - 도봉산 - 노고산 - 고봉산 - 파주출판단지 옆 장명산까지 165km의 정맥이다.
특히 광덕산 - 백운산 - 국망봉 코스는 조망권이 멋져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이다.
능선에는 얼레지, 금강초롱 등 많은 야생화가 피고 계곡에는 쉬리, 퉁가리 돌마자 같은 희귀 물고기들이 서식하고 있어 1년 내 등산객이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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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망봉을 향하여

능선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단풍잎이 낙엽 되어 푹신푹신하다. 바람이 불면 또 낙엽이 휩쓸려와 등산로에 쌓이고 그 위를 ‘샤방샤방’ 걷는 기분은 짱이다. 한북정맥의 산들은 소나무, 전나무 같은 침엽수가 적고, 참나무 같은 활엽수가 많아, 나뭇잎이 떨어진 겨울산은 마치 나체(?)처럼 전부를 보여준다.
산 모양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산이다.
봄의 연두색, 여름의 초록색, 가을의 붉은색들은 사라지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산군의 아름다움에 취해 능선을 걷고 있는데 아직 떨어지지 못한 마른 나뭇잎 몇 개가 바람에 흔들려 비벼대며 ‘서걱서걱’ 소리를 낸다.
그 소리에 영혼이 맑아지는 것 같다.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이동섭(에이케이 대표), 장민환(석탑 대표), 이영희(책세상 마케팅부장)의 발걸음도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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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망봉 정상

국망봉은 경기도에서 세 번째 높은 산이다.
화악산(1,468m), 명지산(1,267m), 그리고 국망봉(1,168m) 이다.
궁예가 말년에 도망 다니다가 이 산에 이르러 잃어버린 나라를 바라보았듯 정상에 서니 한북정맥 모든 산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쪽으로 광덕산과 백운산,
동쪽으로 경기 최고봉 화악산과 석룡산,
서북쪽으로 궁예가 대성통곡한 명성산,
동남쪽으로 명지산 등... 모두 보인다.
크고 작은 산봉우리가 발아래 있다.
놀라운 조망이다.
아름다운 풍광에 홀리다보니 전자책이냐? 종이책이냐? 혼란스러운 머릿속이 상쾌하다. 유쾌하고 통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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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산 길

산행계획을 수정하여 견치봉(개이빨산) 아래 갈림길에서 470고지능선으로 원점 회귀키로 했다. 겨울 산행은 일찍 시작하고 일찍 끝내야 한다. 특히 11월 산행은 더욱 그렇다.
가을보단 춥고, 겨울보단 따뜻한 알쏭달쏭한 11월엔 밤보다 낮 길이가 긴 여름날의 착각이 아직 남아 있어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정상에서 오후 서너 시까지 머뭇거리다 보면 하산 길의 위험이 도사린다. 다섯 시쯤 해가 지면 산은 급속히 어두워진다. 날이 어두워지면 산행시간은 두 배 이상 걸린다.
우리의 하산길이 6.5km였는데, 4km부터 어두워졌다. 임승규(누림)산악대장이 랜턴을 켜고 서둘지 말고 하산하라고 일러준다.
어둠 속에 남은 2.5km를 더듬더듬 내려오니 저녁 7시 20분이다.
모두의 안전 산행에 우리는 환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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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풀이와 재충전

야간산행(?)까지 무사히 끝내고 나니 자신감으로 새로운 에너지가 솟고 마음도 편하고 즐겁다. 버스로 10여분 이동하여 일동면에 있는 ‘한방능이백숙’ 집으로 갔다. 소문난 집이다. 정말 맛이 좋다. 박철준(찰리북) 총무의 구령에 맞춰
“한출 한출 산산산 !”
“한출 한출 산산산 !”
몇 번의 건배를 외치고 술과 음식을 먹는다.
어느 정도 취기가 오르자 여기저기서 대견하다며 서로 북돋아주며 술잔이 돌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모든 것은 산에 있다”면서...

 

글. 김용화 (현대미디어 대표)
사진. 박철준 총무 (찰리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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